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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칼럼

잘나가던 임원의 안타까운 결말
yklee 2016-11-21 오후 12:09:08

이 칼럼은 오늘도 하루를 어렵게 버티고 있는 직장인의 모습을 담아 보고자 한다.  

K그룹에 근무하던 박영식 상무 (가명. 53세) 이야기이다. 

그는 K 명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당시 제조업으로 국내 최고 기업인 D사에 입사했다. 

사회 생활 초기 누구보다 착실히 일해온 그였기에 주변에서도 그의 능력을 모두 좋게 평가했다. 

그는 과장 승진 이후 자신이 너무 정체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외국계 기업의 팀장 자리를 제안 받게 되었고 그는 주저 없이 이직을 선택했다. 

 

당시 D사에서 미래가 보장이 되어 있었기에 주변에서는 그의 이직을 상당히 우려하고 말렸다. 

경영기획 팀에서 일하던 박 상무는 회사의 재무 상황과 장기적 비전이 불투명 하다고 판단을 했다. 

결국 그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던 것은 D사는 2008년 금융위기에 직견탄을 맞았고 상황이 어려워졌다. 

만약 박상무가 계속 그 자리에 있었다면 박상무는 부장급 정도에서 인생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을 것이다. 

당시 박상무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한적이 있다. 

“ 이 세상에 좋은 회사와 비전이 있는 회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인생을 디자인 함에 있어 이직의 시기를 정확히 선택하고 이직을 하여 도전하고 성취해 내는 것이다. 

나는 그러한 관점에서 도전을 택할 것이고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이다.”

유학파는 아니었으나 영어 능력이 뛰어났던 박 상무는 외국계 제조업 회사로 이직하여 이사 직급까지 승진하였다. 

이사급에서 박 상무가 느낀 것은 외국계의 경우 성장의 한계가 분명하게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2008년경) 그가 필자에게 조언을 구한 시점에 필자 또한 국내 대기업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해 준 경험이 있다.

 

당시 박 상무는 당시 국내 대기업 중 건실한 P사에 전략 담당 상무보로 입사를 하게 된다. 

전략에서 역량을 인정 받은 박 상무는 회장직속 전략기획실 상무로 2010년 승진하여 자리를 옮긴다. 

기존에는 사업만 챙기던 박상무는 이때부터 조직 전체를 챙기게 되었고 기존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외부에서 입사한 임원이 회장실에 근무 하다.

보니 P사의 공채 출신이던 계열사 임원들은 그를 시기하게 된다. 

결국 모함을 만들어 박상무를 몰아 부치기 시작했고 P사의 회장은 누군가의 편을 들어주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P사의 회장은 계열사 임원들의 편을 들었고 이에 실망한 박 상무는 사표를 던지고 나오게 된다.

사표를 던지고 대기업에 염증을 느낀 박상무의 다음 선택은 중소 기업이었다. 

그 동안 배운 것을 가지고 회사를 성장 시켜 보자는 생각이었고 필자는 이 시기에 박상무를 또 만나게 되었다. 

필자는 그 시기에 박상무에게 빨리 대기업으로 돌아갈 것을 설득했으나 박상무는 생각이 확고했다. 

자신은 이제 대기업은 절대 가지 않을 것이고 자신은 현재 중소기업을 크게 성장시켜 보겠다고 했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은 대기업 출신인 자신들이 중소기업이나 중견 기업으로 가서 열정을 가지고 일하면 분명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일 경우가 많다. 

 

모두가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중소기업이나 중견 기업은 오너가 자수성가하여 그 회사를 성장시킨 사례가 많다. 

그래서 오너 자신들의 생각이 그 어떤 주변의 조언보다 옳다고 생각한다. 

반면 대기업 출신의 임원들은 시스템을 통해 성장하고 배워왔기 때문에 그것이 옳다고 믿게 된다. 

여기서 이 두 가지의 생각이 갈등을 만들게 되며 결국 오너들은 사람을 믿지 않게 된다. 

당시 K 그룹의 전략 담당 상무를 찾던 필자는 가까스로 박상무를 설득하여 K그룹으로 이직을 시키게 된다. 

박 상무가 잠시 몸을 담은 중소기업은 박상무 퇴사 후 2년이 지나 부도를 맞게 된다. 

어찌 보면 박상무는 이직의 시기를 잘 택하는 사람이고 운도 따르는 사람인듯하다. 

 

이때까지 박 상무는 인정을 받고 잘 나가는 대기업 임원이었다. 

박상무를 다시 만난 것은 최근이었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를 만난 곳은 K그룹이 아니 병원이었다. 연초 건강 검진을 받던 중에 암이 발견된 것이다. 병원에서는 시기가 늦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미 암이 많이 진행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수술은 어렵다는 의견이다. 이 얼마나 청천병력과 같은 일이란 말인가. 

 

박상무는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다시 회복해서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지금까지 누구보다 성실히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고 과연 인생에 있어 일이 어떤 의미일까?” 

박상무의 이 말에서 나는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많은 후보자들의 커리어를 봐주고 이직을 돕는 일을 하는 나로서는 느끼는 바가 많았다. 

과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아니면 사회가 원하는 성공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이 질문의 정답이 무엇일지에 대한 질문을 필자 스스로에게 해 보았다. 

필자는 지금까지 사회가 원하는 답을 후보자들에게 찾아 주던 사람이고 박상무에게도 그러했던 사람이다. 

깊은 고민을 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필자는 그래도 커리어란 사회가 원하는 기준에 스스로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판단을 내려주고 싶다.

후보자들 스스로가 인생을 디자인하면 분명 실패를 할 확률이 더 높은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가능한 큰 성공은 아니지만 인생의 실패를 최소화 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만난 박 상무의 이야기를 통해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잠시라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면 박상무의 이야기는 분명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그 해를 넘기지 못하고 박상무는 우리의 곁을 떠나게 되었다.